이민재 展 2018년 01월 31일(수) – 02월 12일 (월) 통인화랑 B1 작가는 깨끗하고 하얀 흙타래를 꾸준히 쌓아 올리는 도자 작업을 한다. 점토를 반죽한 뒤 길게 늘여 흙타래를 만들고 쌓아나가는 도자 제작기법은 선사시대 토기 제작에서부터 사용된 기초 성형기법으로 윤적법, 코일링, 타렴성형법 등으로 불린다. 이 기법의 특징은 흙덩이를 늘이는 흙타래 제작 단계부터 일정 간격으로 단을 쌓아 형태를 완성하는 단계까지 지속적인 반복작업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작가의 작업 과정에서 보이는 반복 행위는 작가에게 명상적이고 사유적인 시간을 제공하기도 했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단순한 행동은 시끄러운 심경을 서서히 가라앉히고 마음을 비운 채 손을 놀리는 무심의 경지로 이끈다. 무의식에 가까운 손의 움직임은 흙타래를 쥐는 행위를 통해 흙의 부드러운 질감을 전달하고, 속도와 악력에 따라 자연스럽게 손바닥에 감기는 점토의 촉감은 행위자의 내면을 다스리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담담한 바탕 위에 일정하게 가해진 텍스쳐는 조형적 요소를 넘어 마음의 평안을 찾는 작가의 꾸준한 자기 연마과정이 예술로 승화된 흔적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