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도예展 2016년 06월 01일(수) – 2015년 06월 07일(화) 통인화랑 설백자(雪白磁)를 펼치다 산이라기보다는 언덕에 가까운 아래 터를 잡고 양구가 주력한 작업은 설백자(雪白磁)이다. 어머니의 젖 색깔보다 더욱 희어서 눈 색깔에 가까운 소심(素心)이자 동심(童心)들의 덩어리들이 그저 태연스레 작업실을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동심은 진심(眞心)이다. 만일 동심을 그저 유치하다고 하면 그것은 진심은 유치하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동심이란 거짓 없고 순수하고 참된 것으로 생각들의 본심(本心)이다. 아이가 사람의 처음인 것처럼, 동심은 마음의 처음이다. 이 마음의 처음을 빚는 작가 양구의 작업들은 형태의 완결성이 가지는 팽팽한 긴장감에서 서너 발자국 물러나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긴장감을 허물어지게 한다. 그것은 일종의 방만한 충일감이나 심리적 해방감이다. 소박하고 진지한 가운데 무심코 빛난다. 그의 작업들은 그래서 물성의 견고함을 떠나 말랑말랑하다. 이 딱딱한 말랑말랑함이 하얀 빛을 발하는 것. 이것이 양구가 빚어내는 산그늘 아래서 바라본 세상의 모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