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展 2016.6.15-7.3 통인옥션갤러리(5F) 김근태의 작업은 나이프와 붓 그리고 물감이 상충되면서 이루어지는 고민의 흔적이다. 미색의 두툼하고 진득한 물감의 층 속으로 감상자들을 깊게 이끈다. 작업 모티브는 자연대상, 곧 분청, 백자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얼룩과 물감덩어리, 모노톤의 질박한 표면이 분청항아리와 관련을 맺고 있다. 물감의 흔적을 극소화하며, 드문드문 남겨진 물감의 여운마저 조심스럽다. 크고 작은 점을 숨겨놓은 장치의 맛과 마티에르가 주는 고유의 시각적 텍스처의 즐거움을 가지고 있지만, 원천적으로 '재현'이라는 형상적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사유 그 자체만 남아 있다. 표현의 남발을 삼가고 깊은 영혼과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면서 무의 세계로 인도한다. 무아의 세계에서 순간을 깨닫는 일과 같이 그의 작업에서는 겸허의 미학을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