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展 2014년 4월 02일 – 2014년 4월 27일 통인옥션갤러리 2014년 4월 2일부터 4월 27일까지 박영근 작가의 전시가 통인 옥션 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의 작품에서 사과는 자주 등장한다. 사과는 가장 대중적이며 보편적인 과일인 동시에 역사, 종교, 철학, 문화 속에서의 주요 키워드의 탄생과도 관련이 있다. 박영근 작가는 21세기 아이콘, 스티브 잡스, 에덴으로부터 추방당하여 생존 공간으로 내쫓긴 아담과 이브, 그리고 뱀과 달콤한 열매의 유혹에 둘러싸인 작가의 자화상을 사과라는 공통점 아래 캔버스에 담는다. 유명한 역사적 인물부터 실존적으로 나약한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까지 작가에게 사과는 사람과 사회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로서 특별하게 작용하고 있다. 박영근은 오랫동안 붓 대신 고속 전동공구를 사용해 작업해 왔다. 캔버스 위에 물감을 전동 그라인더나 샌더로 갈아 나갔고, 결과적으로 화면은 헝클어진 실타래 같은 곡선 더미로 가득하다. 하나하나의 선은 기계의 규칙성을 담고 있지만, 그것이 엉겨 붙어 이뤄낸 전체 화면은 지독히 혼란스럽고, 그 혼돈 속에 이미지가 뭉개지고 부풀어 오른 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림 아래 배치된 문자는 이미지와 크게 상관이 없는 내용이지만 오히려 '그려진' 글자들이 하나의 이미지로서 그림 안에 통합된다. 기호의 집합체로서 그의 작품 속 사과와 인물들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 이미지의 연속으로 풀어지면서 해석된다. 이런 이미지 연관성의 시각적 함축을 내포한 그의 작품은 관객들에게도 마치 자신만의 사과를 발견하고, 무언가를 깨닫기를 촉구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