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혁 전시 2013년 5월 29일 ~ 2013년 6월 23일 통인옥션갤러리 최정혁의 사진보다도 생생하게 그리는 과일 그림을 보고 있자면 실재와 혼동을 일으킨다. 사과의 탐스런 색깔과 탱탱한 감촉, 그리고 이슬을 머금은 모습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잡아내고 있다. 이를 통해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린 과일들의 외형뿐만 아니라 내적인 생동감까지 잡아내려는 그의 끈질긴 열정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그의 그림을 보면 사과가 열리는 시기는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사과에 흰 눈이 수북이 쌓여있거나 봄철에나 볼 수 있음직한 연둣빛 이파리를 볼 수 있다. 작가는 이것을 ‘가상의 실재(實在)’로 부르는데 사과를 충실하게 옮긴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픽션의 세계에 속함을 뜻한다. 모든 사물들은 우리 한국화의 진경산수화처럼 작가의 머리와 손끝에서 화면 위에 재구성된다. 어찌 보면 예술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운 눈속임이며 이것을 통해 관람자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을 펼치도록 장을 열어준다.